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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키 블레이드』에서 나이트 슈마하의 재래를 보다.

 아키 블레이드 1 - 10점
 홍정훈 지음, 미로 그림/넥스비전 미디어웍스

 작가 홍정훈이 새롭게 선보이는 신감각 하이브리드 판타지!

 과학 대신 마법 문명이 발달한 신천지 타이세라! 신들이 중립지로 선포한 이 세계에 고대 엘프들의 실수로 강림한 사악한 어둠의 여왕 마스사리스. 그리고 그녀의 노림을 받는 두 남매가 용공주 바리에스트라다의 도움으로 문명국가 세븐즈리그로 망명한다. 엘프 마피아와 오크 폭력조직이 활보하는 문명도시 다페날에서 천상의 종족 간다르바의 피가 흐르는 마검사 소년 우진과 그 의붓 여동생인 냉혹하고 아름다운 마탄의 저격수, 레노아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천검, 『아키 블레이드』


 『비상하는 매』, 『흑랑가인』, 『더 로그』, 『월야환담』 시리즈 등으로, 굳이 설명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싶은 인기작가 홍정훈 씨의 신작 『아키 블레이드』를 읽었습니다. 아니, 물론 fancug 연재 당시부터 읽고 있었기 때문에, 새삼 읽었다고 하긴 좀 그렇고…… 사놓고 포장도 안 뜯은 채 놔두고 있던(..) 책을 재독했습니다.(『아키 블레이드』는 출간 이후에도 fancug 연재 분량이 삭제되지 않았습니다. 흥미 있으신 분은 http://www.fancug.com 를 방문하셔서 한 번 읽어보세요.)

 작품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어둠의 여왕님, 용족의 공주님, 츤데레 엘프 마피아 보스, 남색기질이 느껴지는 사천왕 형아, 암살자 집단 등에게서 착하기만한 오빠를 지키기 위해 소녀 레노아는 하플링 킬러 라이플로 저격을 한다~ 하렘 군단을 무찌른다~]라는 내용입니다. 아니, 정말로.
 ……네, 죄송. 예전에 썼던 연재본 감상. (1권 분량)

 Title : 홍정훈 씨의 『아키 블레이드』를 최신 연재분량까지 읽었습니다.

 연재주소 : http://fancug.net , 작가 연재란 http://www.fancug.com/bbs/zboard.php?id=writerserial

 1.
 실은 『황제를 향해 쏴라』를 아직 못 읽었기 때문에, 홍정훈씨의 판타지 작품은 오래간만입니다. 와키에서 연재되던 『다크 세인트』를 보고 있긴 했지만 이게 마지막으로 연재된 게 벌써 1년 하고도 반년 정도 전이니……. 『월야환담』 시리즈에 큰 불만이 있는 건 아니지만, 판타지 쪽도 좋아요.

 2.
 커그에서 다른 작품도 연재중이란 걸 알면서도 손이 가지 않았던 건, 묘하게 생경한 느낌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은 『아키 블레이드』도 처음 부분만 잡았다놨다를 반복했는데, 아무래도 세계가 어떤 모습으로 그려져 있는지가 잘 연상되지 않아서였던 듯. 어느 정도 분량이 되고 스토리의 맥이 보이니까 슬슬 재미있어지네요.

 3.
 줄거리- 는 아직 평탄한 느낌인 것 같습니다. 비범非凡도 살짝 뛰어넘은 주인공, 그런 무용으로도 상대하기 어려운 막강한 적, 도와줄 사람, 주인공을 좋아하는 사람 등등. 일단 아직 초반이고, 갈등도 크게 드러나기 전이고 하니 당연한 것 아닌가 싶지만 한 권 가까운(넘었으려나?) 분량인데도 이 정도면 조금 늦지 않나 싶기도 하네요. 주역으로 보이는 인물들도 크게 모난 성격이 없어서 살짝 밋밋한 느낌도 있고(..). 긴 분량이 될 것을 전제로 하고 쓰시는 작품이니, 조금 더 봐야 하겟지만요.

 4.
 좀 느리다 싶은 전개의 이유 중 하나는, 본작의 세계관 때문입니다. 마법 기반의 고도발전사회 + 각종 이종족이 자연스럽게 사회에 동화 + 불교적 향취 + 현대적 정서가 마구 뒤섞여 있는 세계인데, 이런 배경이 한 눈에 들어올 리가 없죠. 초반에 큰 분량을 차지하는 챕터인 '디아스 패밀리의 사정'이 이 배경을 잘 드러내주기 위한 챕터로 보이는데, 이 챕터에서 보이는 것들이 꽤 재미있습니다.

 엘프 마피아.
 영상 재생용 크리스탈.
 그 크리스탈을 이용한 성인 영상물(-_-).
 더, 덕후…….
 에, 엘프 덕후…….
 마력으로 충전해 쓰는 마나 배터리.
 마법의 등급이 '띠' 단위, 즉 대련이나 그와 비슷한 테스트를 통해 얻는 방식.
 각종 부스트 마법, 그리고 파해 마법의 난무.
 총기가 기본으로 사용됨.
 경비대는 경비용 골렘 보유.
 마법이 발달한 사회라 부활도 가능! 하지만 돈이 많이 든다…….
 등등.

 중세라기보다는 근대에 가까운 느낌으로, 특히 몇몇 부분은 마법의 힘을 통해 현대와 흡사한 수준까지 발달되어 있습니다. 그 예시로 나오는 게 성인 영상물이라는 점은 웃기기도 하지만 나름 그럴듯 하기도 해요. 고금동서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사람들은 야한 얘기를 좋아하지요(..).
 특히 마법이 일상화된 세계관이다 보니 뭔가 마법이 하나 나오면 파해마법을 쏟아붓고 계속 전투~라는 느낌이 되는데, 이런 부분이 좋습니다. 이능/이질적 능력에 대한 대응법이 착실하게 쌓여서 균형을 맞추거든요. 신비감이 떨어지는 단점은 있어도, '얘들은 머리가 없나'라는 느낌은 안 들죠. 물론 강한 등장인물은 그런 균형을 무너뜨려서 자신을 과시하고, 그 대적자들은 강자만 쓸 수 있는 방법으로 다시 균형을 맞추지만(^^;).

 이런 괴한 세계관을 따라가는 재미가 꽤 쏠쏠한 편입니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사용되는 용어가 너무 뒤죽박죽이라서 통일감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실제로 이질적인 문화가 대도시 내에서 섞여 있다는 건 알겠지만, 현우진 -> 우진 칼린즈, 스펠소드 금강, 스펠소드 간달파, 용왕 여래의 딸 바리에스트라다 공주(별명은 바리공주), 클락웍스 메이지의 퍼플 체인(세계 4대 마법학파 중 한 곳에서 보라띠를 받았다는 의미), 야크샤-라쟈, 마법 십단…… 등이 섞이면 헷갈려요(..).
 큰 문제가 될 사안은 아니지만, 조금 더 정리해서 가다듬으면 세계가 조금 더 단단해 보이지 않을까 싶어요. 판타지라는 장르의 쾌감 중 하나는, 로망과 신선함을 모두 살린 세계를 보는 것에도 있다고 보거든요.

 5.
 기대하고 있던 액션은 역시 좋습니다. '싸움'의 의미라든가, 거기 담겨야 할 감정을 잘 묘사하는 작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겠지만, 스타일리시한 '움직임'을 홍정훈 씨 정도로 중시하는 분은 많지 않죠. 전통적인 검과 화살은 물론이고, 총기가 있으며, 마법의 힘으로 만들어진 무기들도 섞여 있습니다. 인간만이 아닌 다양한 종족들이 있고, 다양한 전술과 다양한 필드가 나오겠지요. 바로 이런 것 때문에 홍정훈 씨의 판타지 작품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_<

 6.
 아직도 주역 소개가 막 끝난 정도라는 느낌이지만, 꽤 기대하고 있습니다.

- 위의 글 쓰고 나서 몇 일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못 읽은 분량이 이마아아아아안큼! ;;


 조금 전개가 느린 것 같다는 감상은 1권까지의 내용이고, 2권에서 [VS 칠검호] 편이 시작되면서부터는 홍정훈 씨 소설 답게 화려하게 펑펑 터져나가는 전개의 연속입니다. 이건 또 [2권부터 최종장?!]라는 느낌이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나이트 슈마하의 여동생 사랑 vs 레노아의 오빠 사랑


 조금 뜬금없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만, KBS에서 [영광의 레이서]라는 제목으로 TV판을 방영해주기도 했던 『신세기 GPX 사이버 포뮬러』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습니다. 근미래의 초고속 레이싱을 다룬 이 작품의 OVA는 더블원, 제로, 사가까지 SBS에서 방송해주었었죠.
 이 작품에는 [초음속의 기사]라는 별명을 가진 나이트 슈마하라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주인공의 선배(겸 스승)이자 히로인의 오빠로서, 매우 뛰어난 드라이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사상 그가 가장 빨랐던 장면은, 제로 편에서 히로인 아스카가 비명을 지른 이후였다고 모두 기억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저택. 때는 심야. 비명을 지른 여동생. 그리고 바로 그 다음 순간 문을 열고 뛰쳐 들어오며 [무슨 일이냐!]를 외치는 나이트 슈마하.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하나 같이 [과연 초음속의 시스콘 기사!]라는 평가를 하곤 했지요.

 그리고 저는 오늘, 『아키 블레이드』 재독 중 이 레노아 양이 저 초음속의 기사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츤데레 기운이 조금 있는 엘프 마피아 보스 아가씨를 구해내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 주인공 우진. 바득바득 바가지를 긁던 레노아는 한숨을 내쉬고 샤워하러 갑니다. 그리고……

 [레노아는 에밀리에게 꾸벅 사과하고 (중략) 그녀는 먼저 잠옷을 준비하고 샤워실로 향했다.
 우진은 에밀리를 돌아보며 미소지었다.
 "죄송해요. 여동생이 실례(중략)요."
 "아니, 내가 더 (중략) 갚겠어."
 "여동생이 (중략) 질풍노도의 시기라는 거죠."
 그렇게 쉽게 사춘기 핑계를 댈 수 있는 일 같지는 않다. (중략) 하지만 에밀리는 그 일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았다. 수건으로 머리를 말리며 샤워부스에서 나온 레노아가 그녀를 째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세 마디!
 단 세 마디의 대화를 했을 뿐인데, 어느 사이엔가 샤워를 끝내고 머리를 말리며 걸어나온 레노아! 무서워! 나라도 입을 다물 것 같아!


 3줄 요약.
 너는 오빠가 외간여자와 대화하는 걸 감시하기 위해 세 마디 만에 샤워를 끝낼 수 있니?
 레노아의 오빠 사랑은 [오빠를 위협하는 암살집단을 쳐서 자기가 그 조직의 수호자가 될 정도]란다.
 사랑은 전쟁!

본격 [성장형 TS 노멀/BL/백합계 러브코미디] 구상중.

 1.
 정계, 재계, 법조계 각지에 포진해 한국을 음과 양에서 움직인다 불리는 A 가문. 요즘 세상에는 보기 드물게 혈통과 가계를 강조하는 가계로서, 8촌 간의 혼인이나 데릴사위 등에 적극적인 묘한 가풍을 지니고 있다. 막대한 규모의 이 가문이 이렇게 밀접하게 맺어지게 된 계기는, 이 가문에는 어떤 특정한 혈통이 유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달의 형태에 따라 성별이 변하는] 혈통.

 A 가문의 피를 이은 자는 달의 삭망주기에 따라서 그 성별이 변한다. 달이 차오를 때는 여성으로, 달이 사그러들 때는 남성으로 살게 되는 것이다. 이 특성은 대략 만 15세,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교에 입학할 즈음 사라지고 단일한 성으로 고정되게 된다.
 과거에는 귀신 들렸다는 이야기를 들을까 두려워서, 요즘은 해부 당할까 걱정하는 과정에서 A 가문은 비밀결사에 가까운 가풍을 얻게 된 것이다.


 2.
 주인공은 A 가문의 종손.
 입시를 앞둔 고교 3학년. 가문의 피를 짙게 이어받은 덕에, 중성적인 미모가 빛을 발하는 아이. 일단 남성으로 통하고 있다. 아주 드문 케이스지만, 현재까지도 성별이 단일하게 고정되지 않고 있다.
 스스로는 그 원인을 남성미가 지나치게 넘치는 떡대 아버지와, 지나치게 소녀적인 어머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중. 어느 쪽도 너무 부담스러워서 [저렇게 되고 싶지 않아!]라는 생각만 하게 되는 것이다. 여동생이자 남동생은 [언니/형은 그냥 겁쟁이인 거야]라고 비웃으며 데이트를 하러 나가곤 하지만.


 3.
 어느 날 주인공의 학교에 전학온 한 명의 소녀.
 [엄청난 미인이다!]라는 환호와 [왜 이런 시기에 전학을?]이라는 갸웃거림 사이에서, 주인공은 자신이 그 소녀를 알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시, 시, 시조 할머니?"

 중학교나 졸업했을까 말까 한 어린 외모의 미소녀는, 300년 전 이 가문의 시조가 되었던 남매의 동생. 결혼해 가문을 만들었던 오빠와 달리, 누구와도 결혼하지 않고 300년 간 불노불사로 살아온 소녀였다. 그리고 그녀 역시 아직 성별 고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어. 그게 그렇게 나빴던 거야?"


 4.
 가문에서는 주인공이 혹시 그녀와 같은 체질인 것이 아닌가 걱정하며, 주인공과 그녀를 만나게 한 것이다. 성별 고정이 중학교 졸업시기에 결정되는 이유 중 하나로, 첫 사랑(혹은 그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시기가 지목되고 있다. 같은 비밀을 갖고, 같은 고민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이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 것이 성별 고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판단한 것.

 하지만 주인공의 부모님은 "사실 나는 시조 할머님 같은 아들/딸이 갖고 싶었다!(..)", "어머나, 두 사람이 결혼하게 되면 난 사위/며느리를 어떻게 불러야 할까?" 같은 망상으로 폭주할 뿐이고……,
 두 사람은 남녀니 연애니 성별이 고정되어야 한다느니 하는 문제에 관심이 없을 뿐이고……,
 설령 관심을 갖고 싶어도 한 달의 절반은 둘 다 남자, 한 달의 절반은 둘 다 여자일 뿐이고…….

 정말 가능한 것인가, 러브코미디!!!

 라는 이야기를 구상해보고 있습니다. (..)
 아마도 TS물의 정석인 성별 변화/오해/착각에 의한 해프닝 + 뚜쟁이들의 폭주 + 거기 말려들다보니 자기들도 모르게 친해지는 전개 + 자신의 '역할'을 결정짓고 나아간다는 '성장담'을 믹스한 개그물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문제는 제가 지금 이거 말고 다른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사실일 뿐…….
 왜 일이 바쁠 때만 딴 생각이 이렇게 드는 걸까요?!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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