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트레스패서 - ![]() 권병수 지음/디앤씨미디어(D&C미디어) 때는 21세기, 인류는 갑작스레 나타난 ‘트레스패서(불법침입자)’라는 존재의 습격으로 미증유의 위기에 처했다. 트레스패서의 습격에 살아남은 지구 북반구의 인류만이 저항하고 있을 뿐이다. ‘윤시현’은 남반구의 호주 브리즈번에서 트레스패서의 습격을 당한 끔찍한 기억을 안고 한국에 귀국해 살아가는 소년이었다. 그러나 안전지대라 불리는 한국도 결국 습격을 받아, 시현이 살던 도시도 전장이 된다. 전장의 폐허에서, 시현은 트레스패서와 대항하는 거대 로봇 오토마타 아이언 메이든의 파일럿과 우연히 조우하게 된다. 전쟁영웅이자 천재 파일럿 ‘마술사’가 바로 자신과 얼굴이 완전히 똑같은 것에 당혹해하는 시현. 자신과 꼭 닮은 천재 파일럿 마술사와 서로의 운명을 뒤바꾸기라도 하듯, 거대한 힘에 휘말린 시현은 살아남기 위해 오토마타 아이언 메이든의 파일럿이 되어 트레스패서와 맞서 싸우게 되는데……. 『여왕의 창기병』의 작가 권병수가 선사하는 얼터너티브 메카닉스 로망 시리즈, 스타트! ![]() |
시작하기 전에 - 『여왕의 창기병』 작가가 메카물 라이트노벨을……?
『여왕의 창기병』이라는 판타지 소설이 있습니다.
오라(검기)나 마법과 상당한 거리를 두고, 성실한 고증과 함께 현실적인 판타지를 그려내려고 노력한 작품이었지요. 극 초반부에 개인의 무력으로 전쟁의 승패가 좌우되는 일은 없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최강이라 불리던 영웅 기사가 화살 무더기로 맞고 죽어가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습니다.(과연 한 사람이 쿼럴을 몇 발이나 맞을 수 있는가에 대한, 웃긴 듯 진지한 듯 재미있는 토론 보기)
후반부의 조금 급하다 싶은 전개가 아쉬움으로 남아 있긴 합니다만, 특색있는 인물과 공들인 사건 묘사 등이 인상적인 작품이었지요.
그 작가이신 권병수 씨가 메카물 라이트노벨을 쓰고 계신다는 이야기는 이전부터 나왔습니다만(2008년에 있었던 시드노벨 1주년 이벤트에서 공개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과연 어떤 작품일지 짐작이 잘 가지 않았던 것도 사실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메카물에는 상당한 뻥이 요구되는 것이고(..), 그것이 『여왕의 창기병』이라는 작품에서 받았던 인상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었으니까 말이죠.
어떤 작품일지도 궁금했고, 메카물 라이트노벨이라는 게 드문 장르이기도 해서(물론 본좌 『풀메탈패닉』이 존재합니다만. ^^;;), 상당히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덕후는 어디에서나 덕후일 뿐!
저는 잠시 잊고 있었습니다. 중세시대 밀덕은 SF 밀덕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 작품은 수수께끼의 적과 싸우는 아군 메카닉, 이라고 하는 에바 이후의 전형을 따르고 있습니다. '퀸'이라든가 다양한 타입으로 분류된 적들을 보면 스타십 트루퍼스도 생각나고, 시대를 초월한 오버테크놀러지를 사용하는 무력집단이라고 하면 풀메탈패닉도 떠오르고, 그 무력집단의 중심이 되는 것은 수수께끼의 전함으로 그 메인 컴퓨터는 홀로그램 형식으로 모습을 드러낸다고 하면 로스트 유니버스와 캐널 볼피드의 이름이 스쳐지나가기도 합니다.
후술할 '불길함'을 제외하면 한 눈에 들어오는 특이점은 없어 보입니다만, 『여왕의 창기병』에서도 보였던 세계의 내적 질서에 충실하려는 노력은 이 작품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오버 테크놀러지의 수준은 일단 현재에도 어느 정도 이론적 기술이 있는 정도이고(아닌 것도 조금 있습니다만), 그것들을 다루기 위한 과정이나 방식은 현대 병기의 것에 준하고 있어요. 정규군이 아닌 무력집단, 그것도 오버테크놀러지를 소유한 무력집단에 대한 반응 등에서도 현실적이려는 노력이 보이고요. 등장 메카들의 이름을 메탈 밴드명에서 따온 부분 등은 취향이겠지만요. ^^;;;
용어설명이나 군데군데 붙어 있는 각주가 거슬리시는 분도 있겠지만, 바로 얼마 전에 전투요정 유키카제를 읽은 저에게는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 분위기 연출을 위한 소도구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이런 것에 집착하는 것이 바로
다만 1권에서 주로 보여주는 것이 메카의 강렬함, 개성, 멋짐보다는 전반적 상황의 설명 정도로 끝나는 것 같아서 불안합니다. 명확히 구분지을만한 메카의 특색이 많이 부족해보여요. 로봇! 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특수병기보다는 전투기 같은 인상이랄까. 트레스패서의 외견이 잘 묘사되지 않아서 상상하기 어려운 점도 마음에 걸리고요. 적의 인상이 약하면 자연스럽게 아군의 인상도 약해지는 법이니. ;;
애니메이션의 1화라면 Ok, 하지만 1권으로는?
작품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1권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불길한' 감각입니다.
우선 작중에 등장하는 오버테크놀러지가 그렇습니다. 내용 언급이 되므로 자세히 말할 수는 없지만, 정의로운 외계인이 지구를 지키라고 내려준 게 아닌 건 확실합니다. (..) 다음의 불안요소는 트레스패서와 맞서 싸우는 집단의 위치입니다. 그 위치가 안정적이지 못한 건 이런 작품에서는 일종의 전형이라 할 수 있겠지만, 미스릴이나 NERV는 둘째치고 어찌보면 지구방위기업 다이가드보다 위상이 낮은 듯. -_-;;;
그리고 마지막 불안감은 주인공과 관련된 요소입니다. 트레스패서에 의한 습격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이 소년은 일견 평화로운 한국의 모습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자신과 꼭 닮은 누군가와 조우하게 되고, 그 누군가와 닮은 모습에는 분명 이유가 있겠지요.
이런 불길함은 작품의 미래를 불분명하게 하며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 것인지 쉽게 추측할 수 없게 합니다. 그 뒤를 알고 싶다는 욕망은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기본 동력이니까, 첫 에피소드에서 이런 밑밥을 깔아두는 건 당연한 것이겠죠. 이후의 전개를 읽기 쉬운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을 비교해보면 저는 후자 쪽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 ^^;;;
다만 작은 문제가 있습니다.
수수께끼와 갈등은 일정 간격으로 해소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작품의 경우, 1권이 끝날 때까지 밑밥도 인물도 등장하기만 할 뿐, 명확한 결말이 나오는 것은 없습니다. TV판 애니메이션의 1화로서는 딱 맞아떨어질 것 같은데, 책 한 권을 읽는 동안에 소화하기에는 조금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요.(애니메이션 한 화는 25분이면 보지만, 책 한 권 읽는데는 그 두 배는 걸릴 테니까요)
3줄 요약.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딱 메카물 애니메이션 1화 같은 느낌.
아무래도 소개에 치중한 느낌이라, 조금 더 자세한 평은 2권까지 봐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2권에서는 메카와 인물들이 보다 두각되어 나타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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